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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사진의 재발견 연계기획전
관조와 모색
김복만
2015년 6월 6일 – 2015년 8월 19일


ⓒ 김복만, 사회적 풍경, 전남 해남, Gelatin Silver Print, 27.9x35.5cm, 1982




고은사진미술관은 《부산사진의 재발견: 기억과 트라우마》(이후 부산사진의 재발견)展을 통해 부산사진의 맥락을 읽어낼 틀을 발견함과 동시에, 한국사진계 최초로 부산사진의 역사를 전시와 담론의 형태로 이끌어냈다. 《부산사진의 재발견》展은 부산사진의 양상을 분류하고, 그것을 토대로 대표성을 띤 작품과 묻혀있던 사진가를 재발견하여 사진사적 맥락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다. 뿐만 아니라 이 전시는 일회성 기획으로 그치지 않고, 읽어낸 맥락을 토대로 부산사진을 탐구하는 후속기획을 전제로 진행되었다. 부산사진의 재발견 연계기획은 이후 부산사진 1세대인 정인성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정인성, 부산사진의 여명》展과 2012년 고은컨템포러리사진미술관의 《배동준, 근대적 풍경의 탐구》展 그리고 2013년 《정정회, 장날 반추》展으로 이어졌다. 연계기획의 네 번째 전시로 선정된 《김복만》展은 기존의 부산사진의 흐름과 차별화되는 다양한 사진적 실험을 추구해온 김복만의 사진세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보여준다.

김복만의 사진적 삶은 구속 받지 않는 상상력의 세계이다. 그는 기계적이고 과학적인 사진 매체를 깊고 느리게 사유하면서 다양한 사진적 실험을 추구해왔다. 이성적인 사고와 치밀한 계획을 토대로 다양한 사진적 구성과 표현을 자유자재로 펼쳐온 것이다. 이러한 실험정신은 1974년 동경공예대학 연구조교로 일본에 머물 때 이우환 등의 또래 작가들과 만나 작업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것을 추구하면서 남다른 자의식을 한 차원 높은 곳으로 끌어올렸다. 그에게 사진은 활동적인 예술로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이자, 대상과 만나고 대화하면서 관계를 설정하는 과정이다. 그러다 보니 무엇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이 곧 김복만의 스타일이 되었다. 그는 사진을 찍기 전에 주제, 형식, 장소, 대상 등을 미리 계획하고 작업하는 스타일이다. 따라서 소재와 주제에 적합한 카메라와 렌즈 선택은 그의 구상에 걸맞은 작업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준비사항이다. 이렇게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그의 사진 의식의 바탕이나 의식의 지평이 일관된 흐름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은 스스로 자신의 작업에 대한 분석을 게을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에게 사진은 “무엇을”이 아니라 “어떻게”가 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자신의 정서를 다양한 방식과 형식으로 드러내고자 했던 것이다. 그의 사진이 일반적인 부산사진의 흐름과 달랐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김복만의 작업은 크게 두 갈래로 나눌 수 있는데, 현실성과 서정성을 겸비한 리얼리즘 사진과 정교하고 독창적인 구성사진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전시는 그의 다양한 사진적 실험을 일관된 흐름 속에서 분석하는 형태를 취한다. 가축시장이나 삶의 풍경을 담아낸 작업들과 사라져 가는 옛집의 모습을 담아낸 <옛집> 시리즈는 <사회적 풍경>이라는 하나의 섹션으로 묶었고, 시간성, 공간성, 多시점 등 장면구성에 대한 탐구를 시도한 <트립틱 포토> 시리즈와 함께 리얼리즘 사진으로 분류했다. 대상과의 거리를 두고 교감하면서 오랜 시간의 품을 들인 그의 사진은 차분하고 고요하게 대상을 관찰하고 비추어본다는 차원에서 매우 관조적이다. <사회적 풍경>과 <트립틱 포토>에는 그가 사진을 시작하면서 견지해온 일상적 삶과 사회에 대한 관심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제는 사라진 전차와 낡은 나룻배 그리고 흙과 볏짚으로 만든 초가집 등 그가 포착한 장면들은 과거의 순간을 애틋한 마음으로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다. 그 힘은 대상을 바라보는 그의 애정 어린 시선과 관조적 태도에서 나온다. 앞마당에서 각자의 일을 하고 있는 가족들, 눈발이 휘날리는 길 위에서 시장에 내다 팔 염소를 몰고 가는 여인들, 다양한 시장 풍경, 피서철에 마치 피난 가듯 열차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 신명 나는 춤판을 벌이는 사람들, 수줍게 숨은 꼬마 고구마 장수, 책을 읽는 아이들 그리고 꽃상여가 나가는 풍경 등. 그는 자신의 주변을 때로는 집요하고 날카롭게 파헤치고, 때로는 따스한 시선으로 보듬어 안는다. 그의 사진 속에 드러나는 강약조절은 그가 사회를 바라보는 입장과 태도이기도 하다. 그는 어쩌면 찍는 순간 과거가 되어버리고 죽음을 불러오는 사진의 숙명을 관조라는 방식으로 드러내고자 했는지도 모르겠다.

사라지거나 몰락한 것들에 대한 김복만의 애정은 이후 다양한 형식적 실험을 추구한 실험주의1 사진에서도 드러난다.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면서 노인들의 모습에서 주관적인 감정을 투영한 작업 <Recollection>은 의도적인 연초점과 세피아톤의 조색을 통해 소외된 노인을 회상 속에 박제한다. 이 시리즈는 노인을 바라보는 김복만의 의식과 감정의 내면묘사가 두드러지며, 독특한 색감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혼재한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다. <묵언> 시리즈 역시 김복만이 오랜 강사생활을 했던 여러 대학교의 미술대학 학생들이 작업하다 실패하여 방치된 조각상을 주워 재구성한 작업이다. 그는 조각상을 있는 그대로 찍기보다는 적절한 장소로 옮기고, 부수거나 물을 뿌리는 등의 연출을 통해 죽음의 한 표현을 연구했다. 이는 다양한 사회적 관심을 관조적 태도로 바라보던 대상 중심의 리얼리즘에서 벗어나 의도적 연출을 통해 전혀 다른 맥락으로 구성하는 구성 중심의 상징주의로의 변화를 보여준다. 여기에는 감정과 감각을 드러내는 표현주의와 보이지 않는 것과 알 수 없는 것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드러내면서 단순한 재현을 넘어서 자유롭게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상징주의가 드러난다. 이 <묵언> 시리즈 역시 세피아톤으로 초현실주의적 감각을 선보인다. 관조가 심화되면 사물성과 사물화에 대한 탐구로 이어지는데 김복만은 이를 다양한 형식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드러낸다. 한국적 정서와 지역색을 담아낸 <장독대> 시리즈 역시 전통적 삶의 의미는 물론 무너지는 공동체와 현대식으로 바뀌는 주거공간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아낸다. 장독대는 우리 식생활의 근원이자 여성들의 독립된 공간이었다. 그는 점차 사라져 가는 장독대의 풍경을 통해 이 땅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노인들의 모습은 물론 그들의 근심까지 표상하고 있는 것이다. 장독대는 그 집안의 얼굴이자 나아가 그 시대의 얼굴을 표상한다. 안정된 색채감과 분위기의 묘사가 돋보이는 이 시리즈는 일종의 한국적 도감이자 유형학의 재해석으로 읽어낼 수 있다. 포트폴리오북으로 전시되는 <연꽃> 시리즈 역시 진흙 속에서도 고결하게 꽃을 피우는 연꽃의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모색한다. 이 시리즈는 특히 필터를 끼운 다중촬영을 통해 한국 사찰의 단청과 오방색을 다채롭게 드러낸다.

김복만은 리얼리즘과 연출이 사진에서 대립적인 개념으로 사용되던 시기에 이 두 개념을 동시에 깊숙이 파고들어간 예외적인 사진가이다. 그는 대상과의 적절한 거리유지와 신중한 태도를 통해 관조적 리얼리즘을 구현함과 동시에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다양한 형식적 실험을 모색하는 반성적 실험주의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일관성이야말로 김복만의 사진이 지닌 미덕이다. 보편으로 흡수되지는 않지만, 그의 사진은 주관성과 특수성이 얼마나 매혹적인 세계를 선사하는지를 보여준다. 부산사진의 재발견 연계기획전 《김복만》展을 통해 김복만의 다양한 사진적 감각과 사유의 변주를 확인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미정(고은사진미술관 큐레이터)


1 여기서 실험주의Experimentalism는 김복만 사진의 다양한 형식적 실험 모두를 일컫는 표현으로 실험적 태도를 통해 다양한 감각적 요소들이 생겨나는 것을 의미한다. 김복만의 사진적 실험은 그의 주관적인 의도와 감각을 통해 구성된 실재라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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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김복만
1936   부산출생

학력
1982   동아대학교 교육대학원 공예교육과 수학
1974   일본 동경공예대학 연구조교

주요 개인전
2008   《이제 그 곳은 없다》, 수가화랑, 부산
2005   《장독대》, 부산시립미술관 용두산미술전시관, 부산
1989   《제주도의 사람》, 홍법원, 홍콩
1988   《Recollection》, 화문화랑, 대만
1988   《나부》, 예술가화랑, 대만
1987   《사람》, 쌍계각예술공작방, 대만
1984   《포럼》, 액트갤러리, 부산
1983   《탈(脫)》, 파인힐갤러리, 서울
1982   《한국의 민화(꽃)》, 교토한국민속보급소, 일본
1978   《풍선과 작가》, 공간화랑, 부산
1976   《영상》, 명문화랑, 부산
1975   《동경》, 공간화랑, 부산

주요 단체전
2014   《광주비엔날레-터전을 불태우라》,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광주
2013   《파사드 부산 2013》,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2011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송도》, 송도해수욕장, 부산
2010   《원로작가 초대전-사진의 흔적 2010》, 세종문화회관, 서울
2008   《한국현대사진 60년 1948-2008》,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08   《전국흑백사진 페스티벌》, 울산문화회관, 울산
2005   《다큐 부산》,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1994   《한국현대사진의 흐름》, 예술의 전당, 서울
1986   《사람들, 사진가 8인의 시각》, 서울‧부산‧대구‧마산 순회전
1983   《한국현대사진 대표작가전》, 서울‧부산‧대구‧광주 순회전
1983   《제3사진 그룹전》, 백상기념관, 서울
1975   《ISM전》, 명문화랑, 부산
1968   《세계저명작가 100명 초대전》, 소비에트미술관, 소련
1958   《전국저명작가 초대전》, 콜럼비아 다방, 마산

수상
1969   벨기에 특별사진전, 동상
1968   브라질 미술비엔날레 은상
1967   노르웨이 국제사진전 입상
1962   문화공보부 주최 신인예술상 입선

그외
1970   영국 왕실사진협회 회원
1962   한국사진작가협회 창립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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